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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팬들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사나이… 이제는 마음속에 들어왔나, 80억 유격수 공백 메운다
KIA 팬들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사나이… 이제는 마음속에 들어왔나, 80억 유격수 공백 메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11월 열린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KIA가 한 선수를 테스트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올해부터 시행된 아시아쿼터를 대비해 호주 출신 내야수 제러드 데일(26·KIA)이 테스트에 임했다.
이범호 KIA 감독을 비롯한 현장의 좋은 평가와 달리, '팬심'은 비교적 싸늘하게 반응했다. 당시 KIA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주전 유격수인 박찬호를 놓친 상황이었다. 뭘 해도 '팬심'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박찬호의 공백을 아시아쿼터로 메우려는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팀 내 젊은 내야수들의 출전 시간만 갉아먹는다는 의견, 오히려 투수를 뽑는 게 전력에 더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팬들과 구단의 시선이 조금은 다른 측면도 있었다. 팬들은 박찬호 최형우가 이적한 상황에서 미래에 조금 더 시선이 꽂힌 반면, 현장에서는 포스트시즌 복귀를 당면과제로 삼고 있었다. 이 감독은 젊은 유격수 자원들도 있지만 풀타임 경험이 없는 이들이 부진하거나 다칠 경우 백업 또한 마땅치 않다는 우려를 하고 있었다.

호주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데일이 시범경기에서 타율 0.129의 극심한 타격 부진을 보이자 여론은 더 차가워졌다. "국내 선수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비판 여론이 쏟아졌고,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자 이 비난은 정점에 이르렀다.
그렇게 시즌 13경기를 치른 지금, 데일은 조금씩 KIA 팬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고 있다. 성실하고 열정적인 자세로 호감을 얻더니 근래에는 타격 성적까지 좋아지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은 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348, 출루율 0.404, OPS(출루율+장타율) 0.839를 기록하며 쏠쏠한 몫을 해주고 있다. 리드오프로도 곧잘 출전한다.
KBO리그 데뷔 이후 11경기 연속 안타는 이미 구단 신기록이다. 출루율이 높고, 꾸준하게 안타를 치면서 "타율 0.270~0.280 정도는 충분히 친다"는 이범호 KIA 감독의 평가를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주루 플레이도 적극적이고 에너지가 느껴진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 한국 야구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노력 모두가 눈에 밟히니 이제는 싫어할 수 없는 선수가 됐다.

물론 수비나 주루 측면에서 잔실수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여론이 다소 출렁이기는 했지만, 계속 뛰다 보면 서서히 감이 잡힐 것이라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아직 KBO리그 타자들의 주력이나 특성이 머릿속에 입력이 덜 된 상황이다. 업데이트가 되면 상황에 맞는 플레이가 더 유연하게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다.
이 감독은 "사소한 부분이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야구에 적응을 하는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수의 어깨가 어느 정도인지, 이 투수의 퀵모션은 어떤지, 더블 플레이를 할 때 어던 게 조금 더 나은 것인지 등이 있다"면서도 "어떤 리그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선수들 파악이 되는 상황부터는 거기에 맞는 플레이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전임자인 박찬호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박찬호가 수비에서 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데일의 현재 성적은 리드오프로 뛰어도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두 선수의 연봉 차이를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가성비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풀타임 경험이 없어 시즌 중반 이후 레이스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범호 감독의 시즌 구상과 계획이 아주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다는 게 잘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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